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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한옥비 권사님이 천국으로 떠나셨습니다.

몹시 서운하고 안타깝고 슬프기도 합니다.

사람과 나무의 크기는 누워 봐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권사님이 떠나신 뒤에 보니 권사님이 드리운 그늘이 얼마나 넓고 깊었는지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권사님은 모든 것을 포용하고 이해하는 어머님 같은 분이셨습니다.

권사님을 처음 뵈었을 때, 속으로 저렇게 곱고 귀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얼굴에서 풍기는 기품이 있었습니다.

타고난 귀티라고도 할 수 있지만 신앙과 교양이 합쳐져서 만들어낸 인품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권사님의 삶이 그랬습니다.

그 무엇에도 서두르지 않고, 차분히 한번에 하나씩 정성을 다해 섬기는 그런 모습이셨습니다.

권사님의 모습만 봐도 평안의 기운이 얼마나 강렬하게 느껴지는지요.

밝게 웃으실 때 그 미소는 또 얼마나 고운지요.

 

영안실에서 뵌 마지막 모습도 평온하였습니다.

장례 지도사가 참 평온한 얼굴이라는 말을 덧붙이기도 하였습니다.

곱게 단장한 권사님은 여전히 소녀 같은 미소를 머금고 계셨습니다.

가족들은 눈물을 흘렸지만 애써 웃으며, ‘안녕하고 손을 흔들어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권사님은 천국에서 깔깔 웃으시면서 손을 흔들고 계실 것 같았습니다.

 

생전에 권사님을 뵙는 것이 저에게 얼마나 큰 즐거움이었는지 모릅니다.

미소가 좋았고, 풍기는 기품이 좋았으며, 낭랑한 목소리로 말씀하시는 음성이 좋았습니다.

2011년 가을, 괴사성 근막염이라는 생소한 이름의 질병으로 고통 받으실 때도, 심방 간 사람들을 언제나 미소 띤 얼굴로 맞이해 주셨습니다.

나중에 귀가 어두워지셔서 대화 나누기가 힘들었지만, 얼굴을 뵙고 그냥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푸근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삶과 인격에서 존경받으신 권사님을 모시고 잠시나마 목회할 수 있었던 것이 저에게는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 모릅니다.

권사님이 남기신 모습을 기억하면서 우리도 자신에게 물어보면 좋겠습니다.

나에게서 평강의 기운이 발산되고 있는가?

사람들이 나와 함께 있을 때, 푸근한 안식과 위로를 느낄 수 있을까?

우리에게 삶에 대한 소중한 가르침을 주고 가신 권사님께 감사드립니다.

반듯한 삶이 어떤 것인지 표정으로, 행동으로 보여주고 가신 권사님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런 권사님을 잠시나마 우리 곁에 보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권사님, 하늘나라에서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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