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을 가리키는 말 가운데도 '가나안 성도'라는 말이 있습니다.
교회에 실망하여 이제 더 이상 교회 나가지 않기로 작정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가나안'은 '안나가'를 거꾸로 한 말입니다.
또 이곳 저곳 자기에게 맞는 교회를 옮겨 다니는 사람을 철새 교인이라고 부릅니다.
이곳 저곳 당적을 옮겨다니는 정치인들을 철새 정치인이라고 하는데 이것에 빗댄 말입니다.
제가 어릴 적에 교회는 마치 여자에게 시집과 같은 곳이었습니다.
한 번 정해지면 좀처럼 옮겨 앉을 수 없다는 생각이 누구에게나 있었습니다.
한번 심어 놓으면 마냥 그곳에서 붙박이로 서서 거기 뿌리 내리고, 거기서 자라고, 꽃 피우고, 열매 맺는 것이 당시 성도들의 생각이었습니다.
그런 성도들을 식물성 성도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동물성 성도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런 저런 이유를 달아 아무 때나 어디로든지 쉽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머물러서 뿌리 내리는 고통이 싫은 것입니다.
하나님은 복있는 자를 말할 때 시냇가에 심겨진 나무에 비유했습니다.
복있는 자가 왜 호랑이나 사자가 아닐까? 궁금했던 적이 있습니다.
깨닫고 보니 이해가 되었습니다.
나무는 움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오랜 세월을 낭비하고서야 진리 하나를 배웠습니다.
어디가나 돌은 섞여 있고, 어디가나 찬바람은 불고,
더구나 새싹 돋는 봄날에는 더 많은 바람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금은 장관이 된 도종환 시인 시의 한 절입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있으랴
철을 따라 옮겨 다니는 사람을 철새 교인이라고 부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철새란, 때 되면 가고 때 되면 돌아오지만, 한번 둥지를 떠나간 교인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 그들은 철새 교인이 아니라 '떠돌이 교인'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합니다.
떠돌면 겉돌게 되고, 겉도면 만년 손님이고, 손님은 늘 서운한게 많은 법입니다.
좀 더 머물면 바람에 흔들리다가 잎이 피고 꽃을 볼 날도 오지 않겠습니까?
심긴 곳에서 신앙과 인생의 꽃을 피우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