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사람들에게 고결한 삶을 산다는 칭송을 듣는 이가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하꾸인’ 입니다.
하꾸인이 사는 이웃 마을에 어여쁜 처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난데없이 그 처녀의 배가 불러왔습니다.
아버지는 딸을 불러놓고 심하게 다그쳤습니다.
딸은 생선가게 총각과의 일을 이야기 할 수 없었습니다.
계속 버티다가 도저히 더 이상 견딜 수 없게 되자
딸은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려는 생각으로 아무 상관없는 ‘하꾸인’이란 이름을 말합니다.
화가난 아버지는 하꾸인을 찾아와서 온갖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하꾸인은 가만히 앉아서 듣다가 한마디만 할 뿐이었습니다.
‘아, 그렇습니까?’
드디어 출산 날이 되자 아버지는 아기를 안고 하꾸인에게 찾아갔습니다.
아버지는 다시한번 하꾸인의 분별없음을 꾸짖은 뒤에 아기를 건네주었습니다.
그 때도 하꾸인은 잠자코 있다가 ‘아 그렇습니까?’라고 하며 아기를 받았습니다.
이 일로 고결한 하꾸인의 명성은 잃었지만 그것이 그의 마음을 어지럽히지는 못했습니다.
하꾸인이 어렵게 그 아이를 키우던 중, 딸은 아버지에게 사실을 털어놓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하꾸인을 찾아가서 백 배 사죄하고 아이를 돌려받았습니다.
그 때도 하꾸인이 한 말은 “아 그렇습니까?” 뿐이었습니다.
우리는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하기보다
사람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 데 더 관심이 있습니다.
명확한 사실보다 사람들의 부정확한 견해에 따라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는 일이 더 많습니다.
가끔 오해를 받을 때도 있습니다.
예수님은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여도 이상히 여기지 말라”(요일3:13)고 하셨습니다.
일일이 대꾸하지 말고, 억울하게 여기지 말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라는 뜻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떻게 사는가?’이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가 아닙니다.
남들이야 어떻게 하든지 내가 바르다면, 나를 둘러싼 견해에 휘둘리지 말고 가던 길을 씩씩하게 걸어가야 할 것입니다.
가끔 ‘아 그렇습니까?’ 라고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