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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을 씻기신 예수(요13:1-15)
죽음을 앞둔 사람이 무엇을 하느냐 하는 것은 그가 평소에 무엇을 위해 살았느냐에 달려 있다. 평생 사랑하고 산 사람은 마지막 순간에도 사랑할거리를 찾고, 평생 욕망을 위해 산 사람은 죽는 순간에도 탐욕의 눈망울을 굴린다고 한다. 예수님은 자신이 내일이면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끝까지 사람들을 사랑하였다. 예수님에게 사랑은 전부였다.
돌아가시기 전날 예수님은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셨다. 제자들은 화들짝 놀랐다. 유대인들은 발을 씻겨 주어야 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대개 신분이 낮은 사람이 높은 사람의 발을 씻어준다. 그런데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어준다고 하니 제자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사실 예수님이 씻기신다고 하기 전에 누군가 나서야 했는데 제자들은 서로 눈치만 보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누가 더 높으냐 하는 것에 온통 신경이 쏠려 있었기에 자기가 먼저 나서면 스스로 낮은 사람이라고 시인하고 자기는 높은 벼슬 하지 않겠다고 고백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눈치만 보고 있는데 예수님이 허를 찌르는 행동을 하신 것이다.
예수님의 세족식은 흔히 섬김에 대한 교훈이라고만 알고 있다. 그러나 세족식은 섬김의 의미보다 더 중요한 의미가 있다. 베드로가 예수님의 손길을 거부하자,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네가 지금은 알지 못하나 이후에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래도 거부하자 주님은 그러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다고 했다. 도대체 세족식의 의미를 지금은 알지 못하고, 세족식을 거부하면 주님과 상관이 없다고 하신 이유가 무엇일까?
나중에 베드로는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했다고 한다. 제자의 길은 험난하고 고통스러운 길이 될 것이다. 주님은 그들이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알고 계셨다. 좁은 길이고 험한 길이고 십자가의 길이다. 지금은 그들이 누가 더 높으냐 하는 것으로 논쟁하고 있지만 그래서 이후의 제자의 길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예수님은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면서 마치, ‘너희들이 이 발로 걸어가야 할 길은 결코 쉽지 않은 길이야. 그러니 낙심하거나 절망하지 말고 끝까지 잘 싸우길 바란다’ 하는 마음을 담고 계신 것이다.
고단한 제자의 길을 걸어갈 때마다 그들은 주님의 손길을 다시 기억해내게 될 것이다. “너희들 앞으로 힘들거야. 가고 싶은 곳도 맘대로 가지 못할 것이다. 하고 싶은 일도 맘대로 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너희를 지켜줄게 내가 너희들 붙들어줄게 힘내고 용기를 내봐” 주님의 손길에는 위로와 사랑 그리고 격려의 마음이 담겨 있다. 여러분은 주님에게 이런 세족식을 받아 보신 적이 있는가? 주님이 여러분의 발을 닦아 주신 적이 있는가?
제자의 길은 만만치 않다. 내가 승리하리라는 의지만으로 승리할 수 있는 길이 아니다. 베드로는 주님을 부인하지 않겠다고 장담했지만 세 번이나 부인했다. 우리가 주님을 위해서 무엇인가 할 수 있을 만큼 우리가 대단하지 않다. 주님이 발을 씻으려고 할 때 베드로는 내가 주님을 씻겨야지 주님이 어떻게 내 발을 씻길 수 있는가? 라고 생각했다. 아니다. 주님이 먼저 씻어 주셔야 한다. 십자가는 나의 발을 씻겨주신 주님의 손길이다. 그게 없다면 우리가 주님을 위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세족식은 섬김의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주님이 우리 발을 씻어 주시는 것은 주님이 붙들어줄테니 세상과 싸워 이기라는 마음을 담아 주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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