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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하라(요한복음 2:1-11)
예수님은 혼인 잔치집에서 첫 번째 기적을 일으켰다. 예수를 따르는 일이 본질적으로 잔치하는 것임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예수 따르는 일이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이 아니다. 문제가 있지만 예수님과 함께 그 문제를 통과하면서 더 큰 놀라움과 기쁨을 경험하는 것이 신앙이다. 잔치집에 포도주가 떨어진 문제가 생겼다. 일주일이나 계속되는 혼인 잔치에서 포도주가 떨어진 것은 주인에게 상당히 수치스러운 일이다. 일을 돕고 있던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는 이 사실을 예수에게 알려주었다.
예수님에게 포도주를 만들어 달라는 의미는 아닌 것 같다. 포도주가 떨어져서 당황스러워할 혼인집 가족들의 마음을 생각하면서, 이 문제를 상의해보고 싶었던 것 같다. 기적을 보여달라는 것이 아니라 이 문제를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지혜를 구한 것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 일이 우리가 참견할 일도 아니고, 지금이 뭔가 할 적절한 때도 아니라고 하였다. 어머니에게 상관하지 말라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여기에 대해 어머니 마리아가 보인 반응이 중요하다.
꼭 해달라고 생떼를 쓰면서 매달릴 수도 있었지만, 어머니 마리아는 하인들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고 당부하고 떠난다. 마리아는 하인들에게 예수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더라도 순종하라고 한 것이다. 우리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때 주님을 움직이고 싶어한다. 주님이 좀 더 행동해주시고 능력도 보여주시기를 바란다. 그래서 고집을 부려서라도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을 믿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마리아는 말씀 앞에 머물러 순종을 준비한다. 이것이 믿음이다. 믿음은 내가 믿고 있다는 상태를 말한다. 그 믿음이 표현되는 형태가 순종이다. 순종할 준비가 되어 있는 그 마음이 중요하다.
내가 이해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만 순종하는 것이 아니다. 예수님은 정결예식을 하는 돌항아리에 물을 채우라고 하였다. 손발을 씻는 곳인데 이곳에 물을 채우라고 한 것이다. 하인들은 아귀까지 채웠다. 철저한 순종의 모습이다. 포도주가 떨어졌다는데 포도주 항아리도 아니고, 식수로 쓸만한 항아리도 아닌 곳에 왜 물을 채우라고 했을까? 의아하게 생각하면서 대충 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아귀까지 최선을 다해서 물을 채웠다.
예수님은 채워진 물을 떠서 갖다 주라고 하였다. 아직 포도주로 변하지 않았는데도 그 물을 떠서 연회장에 갖다 주는 동안에 포도주로 변했다. 우리는 내가 이해되고 말이 되고 경험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만 순종하면서도, 안 할 수도 있는데 하고 있기에 순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순종과 동의는 다르다. 동의는 그럴만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순종은 그럴만하지 않아도 내게 말씀하시는 분 때문에 하는 것이다.
순종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르고 하는 것이다. 예수님은 하인들에게 물을 갖다주라고 하면서, 이 물을 갖다주면 내가 포도주로 만들거야 라고 설명하지 않았다. 아무 말씀하지 않았고, 하인들도 무슨 결과를 예측해서 순종하지 않았다. 순종은 주님을 신뢰하고 무조건 하는 것이다. 그래서 순종이 잘 안 되면 순종하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라 내 믿음이 진짜인가를 확인해 보아야 한다. 주님을 신뢰할 때 순종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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